새벽 3시에 만난 사다코 review




새벽에 채널을 돌리다 사다코를 만났어요. 저번에 홍반장 패러디 포스팅을 했었는데,
은근 반갑더군요. 근데 젠장. 3시가 넘어서 불꺼진 방에서 혼자 보는 느낌은 몇 번을 봤어도 오싹하더군요.
역시 질 좋은 호러 영화는 확실히 격이 틀려요.

몇 가지가 눈에 확 들어 오더군요.

역시 <링>은 굉장히 정적이에요. 컷의 지속 속도를 보면 굉장히 길거든요. 반응 숏도 특별히 다를게 없어요.
라스트 신을 보면 비디오 화면의 지직거림을 뛰어 넘기는 것 말고는 리액션을 담는게 전부거든요.
역시 공포는 정서의 지속 효과가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더군요.

둘째로 자막. 물론 1주일 안에 죽는다는 설정을 강조하기 위함이지만, 사건이 종료된 줄로 만 알았지만
다음 8일째 날짜의 자막을 띄우는 순간, 그 자막하나로 관객을 아연실색하게 만들거든요.

음향효과. 관객을 놀래키는 효과야 당연하죠. 나카다 히데오는 이 음향효과를 꽤나 일관적으로 사용했더군요.
창문 잘못 열리는 끼익 소리를 미세하게 내는 순간, 이 모든것이 사다코와 관계가 있다는 걸 관객들은 미리 눈치채고
겁을 먹게 되죠. 네, 쓸데없이 놀래키는 그런 효과를 남발하지 않았다는 거죠.
네, 전 <주온>의 가야코가 등장할 때 마다 내는 소리보다는 역시 이런 은근한 음향효과가 좋아요.

플래쉬백. 요, 플래쉬백도 효율적이더군요. 어짜피 사다코야 염력 만빵이니까 죽어서도 자신의 억울함을 주인공들에게 자유자재로 전달할 수 있다는 설정. 특히 섬과 우물이 숨겨진 별장에서 그 염력이 더 세기 때문에 자연스레 흑백화면과 플래시백이 들어갈 수 있더군요. 

그리고 라스트신. 호옷. 테잎을 복사해야만 살아남는다는 고딩들의 수다. 죽지 않으려면 복사해야지, 뭐.
요런 수다와 심각한 여주인공의 얼굴, 그리고 쭉 뻗은 국도와 불길한 먹구름을 버드 아이즈 뷰로 잡은 라스트 신은 완벽한
에필로그이자 속편의 암시더군요.

뭐, 히트한 원작이 있었기에 가능했겟지만, 그래도 10여 년전 나카다 히데오의 연출력은 꽤나 출중해 보이더군요.

그나저나 <링>의 배우들은 모두 스타로 떠올랐더군요.




여주인공 아사카와는 마츠시마 나나코죠. 영화보다는 드라마 쪽에서 톱스타지만 최근 이누도 잇신 영화에 출연했더군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나카타니 미키는 <러쉬아워3>의 악역으로 등장하는 사나다 히로유키가 맡은 타카와마 조교로 나오죠. <링2>의 주인공이기도 하고요.
재미있는 건 다케우치 유코가 아사카와 조카의 친구로 나와 초반부에 참혹하게 죽어간다는 거죠. 예나 지금이나 고와요..ㅋ
사다코의 성인판이 등장하는 <링0>에서 사다코는 <트릭>의 나카마 유키에 입니다. 2003년에 요 친구를 보고 참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본 드라마에서는 모조리 코믹 캐릭터더군요.
할리우드에서도 열풍을 일으킨 만큼이나 일본 현대 영화사에서 <링>은 중요한 작품임에는 틀림 없어 보여요.

덧글

  • ArborDay 2007/08/18 21:44 # 답글

    그 중간에 의자에 앉아있는 남자에게 여자가 다가오던 장면.
    "너구나."라고 말하던 그 장면, 웬지 무척이나 아름다웠어요.
    히데오는 '느림의 미학'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죠. 확실히.
  • woody79 2007/08/18 23:30 # 답글

    ArborDay님/ 네. 어제 그 장면이 너무 예뻤어요. 하얀 신발에, 하얀 원피스를 입은 사다코. 도시 속에서 슬며시 다가오는 그녀를 느끼던 그 장면. 아, 이런 장면이 있었지, 그랬었죠. 왠지 링2, 할리우드판 링, 링0 이런게 막 뒤섞였었는데 말이죠.

  • 뉴메카 2007/08/21 09:08 # 삭제 답글

    링제로가 나카마 유키에였구나.. ㅋㅋㅋ
    저 사진을 보니 웨이렇게 웃기냐;;
    지금의 나카마 유키에하고 링제로하고는 너무나 안 어울리자나! ㅋㅋ
  • woody79 2007/08/21 20:46 # 답글

    뉴메카님/ 링제로에서 열라 청순녀야~ 그래서 사다코가 더 안쓰럽고 측은하게 느껴진다는...ㅋㄷㅋ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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