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과잉의 수사학 또는 이미지의 황홀경. 시사 직후 딱 떠오른 단어들이다. 지극히 상반된 평가. 그렇다. 이명세 감독은 <형사-듀얼리스트>의 미학적 관점을 결코 버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전작이 <지독한 사랑>과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사극판이라고 한다면 <M>은 <첫사랑>과 <남자는 괴로워>를 히치콕 이전에 완성된 고전 느와르로 사유한 백일몽이다. (여기서 이 백일몽은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이 백일몽은 비주얼리스트 이명세답게 지극히도 인공적인 인위적인 영화적 세상과 조명위에 놓여진 꿈이다. 이명세 감독이 "(첫사랑의 상대인) 은혜가 꾸는 백일몽, 일상의 기이함, 그리고 첫사랑"이 <M>의 세 키워드라고 친절히 주석을 달아주었지만 이것들은 가슴으로 전달되지 않은 채 그저 시신경을 통과해 뇌로 전달된 뒤 그대로 멈춰버릴 뿐이다. 히치콕 이전 고전 느와르의 아우라들이 견고하게 직조된 세트와 조명안에 황홀하게 재현되고, <첫사랑>의 현실이 거세된 노스탤지아의 공간을 되살리고, 초현실주의라는 사조가 연상되는 일식집 세트에서 <남자는 괴로워>를 반복해도 이명세의 비주얼리스트로서의 야심에 동의를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또 전편을 아우르는 강렬한 콘트라스트의 대비, 어둠과 빛의 이중주가 꿈이라는 화두에 적절히 녹아들었는지 또한 한번 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더욱이 모든 예술가가 겪는 창작의 고통, 미미 버전의 <사랑과 영혼>, 결혼을 앞둔 모든 남자의 첫사랑 강박증으로 해석할 수 있는 내러티브는 액션의 실험을 거쳐 기이한 로맨스로 마무리했던 <형사>보다 친절해졌지만 이미지의 황홀경으로 이 빈약한 알맹이를 가릴 수는 없을 것이다. 매혹은 될지언정 감동이나 충격에 도달하기는 역부족인. 90년대 초반, 이명세의 비주얼은 리얼리즘에 경도된 충무로 지형도에서 촌스러울지언정 새로웠다. 그러나 이명세의 영화에는 점점 사람 냄새가 맡아지지 않는다. 사람이 발딛고 있는 현실이 보이지 않는다. 이야기 혹은 '무엇을'이 빈약해지기에 화려해진 '어떻게'가 소화불량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자신만의 인공적인 세계에서 헤어 나올지 모르는 이명세의 행보에 지지를 보내기 보다는 우려의 감정이 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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