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월요일 chat



1. 무려 햇수로 3년 만에 9시 출근을 했다(그 전 회사는 9시 반 출근이었더랬다). 반년 동안 재택과 프리랜서로 일관하다 진정 오랜만에 8시 통근 열차를 탔더니 생경하기까지 하더라. 근데 영화 매체에 출근하는게 아니니 걍 씁쓸하기도 하고, 어떻게 스케줄을 조절해서 다음주 부터는 다시 한국 영화 시사회와 인터뷰를 소화하나 잔머리만 굴리고 있다. 그러면서 한글 창에는 김민희 인터뷰를 정리하고 있고. 정체성의 혼란이 온다. 근데 이런 상태가 스물 여덟부터 지속되어 온 건 아닌가 생각도 들고. 스무살, 민주노총 집회에 나가서 외쳤던 구호들이 고스란히 비정규직의 사슬로 되돌아 온 건 아닌지.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 출근길에 무가지 사회면을 장식한 기사가 '이태백'도 아닌 '삼태백'에 관한 기사더라. 88만원 세대가 따로 있나. 다시 태어난다면, 그리고 국문과에 다니는 후배들에게 어정쩡한 글쟁이로서의 삶은 선택하지도 권하지도 않을테다. 



2. 사랑과 우정사이 벌써 햇수로 2년 전에 이 글이 이오공감에 올라갔었지. 그 글 속 주인공을 토요일에 만났는데 술 취하더니 헛소리를 늘어놓더라. 왜 그런거 있지 않나, 유치한 드라마나 영화 속에 나오는 대사. '5년 후에 결혼 안 했으면 나랑 하자'는 식의 시시껄렁한 농담반 진담반 취중진담. 근데 이제 나이를 먹었는지 언제나 시비걸고 징징대는 그 친구를 봐줄 여력이 없더라. 5년 후에 솔로이면 결혼하자는 그의 말에 그러마겠다고 하고 대신 그때까지 서로 보지 말자는 다짐을 받아냈다. 올 해 부터 정신차리기로 했으니 언능언능 좋은 사람 만나 연애라도 해야겠다. 그래야지 그 친구한테 그런 얘기 안 듣지. 경기도 그 친구 집까지 새벽에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길이 허하기 그지 없더라. 홍상수 영화가 생각났달까.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서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유지태의 휑한 자취.

또, 2008년은 어떻게 흘러갈런지. 나이의 앞 숫자가 바뀐 올 해는 좀 달라지고 싶다랄까.

덧글

  • 2008/01/14 15:17 # 삭제 답글

    취직했나보네요?
    오타발견. '취중진다' 딴지 걸고, 난 휘리릭~~~~
  • woody79 2008/01/14 15:32 # 답글

    정님/ 취직은 무슨. 매번 하던 일 하는거지. 취중진담이지 그래. 여기는 수색. 아주 멀어멀어, 시러시러.
  • 때때로진실 2008/01/15 00:10 # 답글

    2. 저같은 경우에는 아예 공동체마을을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흑, 험한 세상살이 언제 연애하고 헤어지고 사랑하고 아프고 웃고 엔돌핀 돌고 그러겠어요.
  • woody79 2008/01/15 02:20 # 답글

    때때로진실 님/ 후훗. 그 친구의 경우 이제는 공동체마을에서라도 함께 살고 싶지 않은 케이스가 되어 버렸어요. 슬프죠? ㅎㅎ
  • 구상나무 2008/01/15 08:42 # 삭제 답글

    88만원 세대이든, 삼태백이든, 자존감을 잊지 말아야지.
    요즘 우디 모습보면 그래도 생기가 보여 좋다. 수고!!!
  • woody79 2008/01/15 11:56 # 답글

    구상나무/ 자존감이라... 그래야할 텐데 그게 또 쉽지 않죠. 예전엔 정말 자존심 빼면 시체였는데...ㅎ 글쎄요, 그냥그냥 그래요. 생기발랄 정도는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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