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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솔직히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서울시교육감 투표가 몇 시간 앞으로 다가왔다. 예전의 투표들과 달리 별관심이 없었던 이유를 대략 꼽아보면 첫째 바빠서, 둘째 2MB의 거침없는 닭짓에 완전 KO당해서, 셋째 대학을 졸업한지 몇 년이나 됐다고 아이들의 교육이 피부로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실마리는 의외로 세번째에서 풀렸다. 학부모인 지인의 한 마디. '니가 아직 결혼도 안 하고 아이가 없어서 그런거다.' 넉다운. 이런, 내가 경멸하던 무관심 바이러스가 스멀스멀 내 안에서 기어오르고 있었다니. 선택은 두말하면 잔소리 6번일테다. 전교조가 부패했다고? 안 겪어서 봤으면 말을 말아라. 1번 후보가 덧씌우는 색깔론에, 기존 보수언론이 만들어 놓은 허상에 표를 허비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어찌됐건 거침없는 2MB의 질주에 촛불이 약해졌다지만 아직 꺼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투표는 물대포를 맞지 않아도 가능한 합법적인 절차다. 그래, 투표와 월 1만원 후원은 최소한의 양심보전 행위가 아니던가. 그리하여 바쁘다는 핑계가 내 게으름에서 비롯됐다는 걸 다시금 느끼는 지금이다. 보수화와 게으름은 어쩌면 같은 단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지금의 나에게 있어서는. 

2. 아, 다음의 감사에 검찰이 칼을 갈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던데. 몇일 전 돌발 영상에서 한승수 국무총리가 "미국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라는 말을 하는 화면을 보았다. 돌발영상은 당연히 한국은 그만큼 언론이 통제되고 있다는 뜻으로 당연히 해석하고 있더라만. 세상에. 사이버 모욕죄로 아고라를 잠재울 수 있다는 발상이 엄연히 통용되는 나라, 대한민국. 투표도 하지 않으면 재갈은 당연히 물어도 항변조차 할 수 없는 형국이다. 겪어보지 못한 80년대로 돌아가라는 아비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 울려퍼지는 중이구나. 

3. 어렴풋한 엑스파일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면 1차적인 해석이 불가능한 텍스트였다는 거다. 그 당시야 정성일 아저씨가 해석해 준 교본을 들고 미국의 현대사를 비판적으로 사고한다는 생각에 매달려 트윈픽스에 목을 매달던 시기였다. 현실을 정면으로 돌파하지 않고 음모론과 외계인 따위에 천착하는 엑스파일이 가벼워보였다. 하지만 1차적인 해석을 포기하게 만드는 시대도 분명 존재한다. 지금이 또 그 시기일지 모른다. 양지가 음지보다 더 어두운 세계에 대처하는 자세 중 하나는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는 명제를 모토로 삼아 끊임없이 해석에 해석을 덧셈하는 요령일지도 모르겠다. 완벽한 또 하나의 세계관으로 무장한 채. 엑스파일이 이제 치기어린 세계에서의 방황이 아니라는게 확실해졌다. 그래서 더더욱 슬퍼진다. 우리는 엑스파일과 같은 드라마 한 편도 갖지 못했으니까.

아, 일찍 일어나서 투표나 하러가야겠다.


덧글

  • louis 2008/07/30 08:40 # 답글

    네, 그러니까요.
  • woody79 2008/07/31 00:30 #

    아,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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