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피워야 할 100가지 이유 culture



담배를 피워야 할 100가지 이유(카드&올리비에 | 예지)

"소중한 사람이 담배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게 이 책을 선물하십시오!"라고 뒷면에 명시되어 있지만, 이 책을 막 읽고 난 팔 할의 흡연자들은 바로 입에 담배를 가져갈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까 이런 식이다. "No 30. 이 시대, 다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유행에 굴하지 않는 강한 개성의 표현으로 평가될 것이다." 혹은 이런 식이다. "No 28. 잘 모르는 사람들과 술을 마시러갔다. 어색하고 '뻘쭘'한 이 상황에서 뭔가 할 일을 찾아야 한다. 담배를 피우기. 휴지를 돌돌 말거나 괜히 병뚜껑을 돌리는 것보다 훨씬 지적으로 보일 것이다."

혹시 금연 지침서냐고? 이런 식의 실생활적인 충고들을 듣고 금연이란 '실천적 행동'이 가당키냐 할 것 같은가. 이 얇디얇은 지침서(?)는 마치 영화 <커피와 담배>처럼 유유자작한 농담집일 따름이다.  

"No 53. 굴뚝도 연기를 뿜어낸다!"는 억지 주장부터 "No 51. 금연하는 친구들이 담배 피우는 친구들보다 더 재미있다고? 솔직해지자."라는 왠지 그럴듯해 보이는 사기까지.

"No. 50. 의사: 담배를 피우시죠? 환자: 네. 의사: 2시간 축구하고 나면 죽겠죠? 환자: 그렇죠. 의사: 거봐요. 환자:...--;"거나 "No. 32 담배를 다시 피운다! 그럼 KT&G 직원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겠군. 착한 일 하나 하는 거야."라는 농담들은 재기발랄하다.

그냥 화장실에 한 번 쭉 훑고 일고 넘어가기에는 흡연인으로서 씁쓸함의 강도가 장난이 아닌 수준이다. 킥킥대며 책장을 넘기다 치과나 누런 이빨, 몇 십년 후 이런 대목에서 손에 가시가 찔린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끽연을 즐기자고? "1년 흡연이면 평생 중 한 달의 수명이 단축된다"던데? 하긴 그게 무서웠으면 진작에 끊었어야지.

덧글. 글쟁이들, 특히 남성들 중에 흡연을 안하는 이들이 부러워 죽을 지경이다. 참, 책의 저자 카드&올리비에가 2003년 영화 <그러나 누가 파멜라 로즈를 죽었는가?>를 발표한 감독들이라더라. 요런 감각을 지닌 두 짝패 감독의 영화가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덧글

  • 붉은구름 2008/07/30 23:04 # 답글

    전 지금 착한 일 하나 하러 나가려던 참이네요 ㅎㅎ
  • woody79 2008/07/31 00:29 #

    네 차칸(?)일 마니마니 하자고요!
  • ananas 2008/07/31 13:01 # 답글

    하하- 담배를 무척 싫어하지만, 재밌을 것 같아서 읽어보고 싶네요 ㅋㅋ
  • woody79 2008/08/01 04:55 #

    네, 배꼽은 빠지지 않지만 피식피식... 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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