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와 모리오카 냉면과 장선우 chat



1. 역시나 세계관은 쉽게 지워지지가 않나 보다. <명랑히어로>에 나온 양희은이 '연대'라는 단어를 힘주어 말할 때 역시나 무언가 다른 발성임이 느껴졌다. 밀가루 값 인상에도 꿈쩍 않는 라면과 과자 회사들에게 소비자들이 '연대'해서 힘을 보여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는데, 이거 왠지 최근 조중동 광고 불매 전화 때문에 구속됐다는 네티즌이 떠올랐다. 그렇지, 연대는 어렵고 힘들어 보여도 사실 시작은 간단한 거지, 근데 이 2008년엔 그게 허용이 안되는 시대이기도 하지. 마왕도 나오고, 양희은 선생도 출연해서 <명랑히어로>가 초심을 발휘하기 바라마지 않는다.

2. 어제 <MBC 스페셜>에 모리오카 냉면을 이어가는 재일동포들의 애환이 소개됐다. 조금 늦게 시청해서 '뿅뿅사' 변용웅 사장의 이야기로 주로 다뤄질 때 부터 봤는데, 와우 이거구나 싶더라. 일제 강점기에 제주도에서 돈을 벌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아버지, 그 밑에서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면서 조센징이란 이유로 핍박을 받았던 변 사장과 형제들, 그리고 역시나 그 '다름' 때문에 제대로 방황했던 그의 아들까지. <박치기>와 <GO>가 한꺼번에 스쳐가면서 코끝이 찡해졌다. 아, 이거 글 실력만 있다면 바로 시나리오로 써 보고 싶을 지경이었다. 게다가 만국공통이라는 음식 소재 아닌가. 이거 누가 기똥차는 시나리오로 안 만드나 몰라. 

3. 이번주 대특집은 장선우다. 아, 90년대 영화키드로서 장선우는 필견의 목록이었다. 그럼에도 이빠진 듯 10편(<한국영화씻김>을 제외하고)의 필모그래피 중에 안 본게 절반이 조금 못 되더라. 각설하고, 취재를 다녀온 선배에게 전해들은 제주도에서의 그의 생활, 조연출을 했거나 그의 팬이었던 영화인들의 증언, 그리고 다시 돌아본 그의 작품들, 예전 인터뷰와 기사들을 다시금 접하고는 괜시리 한껏 가까워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원래 어떤 이들은 자기가 인터뷰하지 않았는데도 왠지 마주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참 기인이구나, 예술가로구나, 시스템적인 감독은 절대 아니구나, 란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번 충무로국제영화제에 전작전이 열린다. <나쁜영화>를 다시 보고 싶어졌다.

덧글

  • Sadie 2008/08/25 13:02 # 답글

    흠, 계속되는 포스팅을 볼 때, 저를 향해 "너무 정치에 얽매여있는 것 아니냐"던 woody79님의 술자리에서의 일갈은 매우 부당한 것이었다 사료됩니다. 흐흐
  • 홍즈 2008/08/25 13:50 # 답글

    모리오카냉면 봤는데요, 영화로 나와도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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