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 지진희, 전도연, 기대되는 세 예고편 review




사실 예고편에 그리 자극받는 스타일은 아니지만서도, 그간 한국영화의 쏠림 현상이 심했었기에 다양한 장르에다 아끼는 감독, 개성있는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이유로 챙겨보게 된 예고편이 있었으니, <시소> <집나온 남자들> <하녀> 되겠다. 뭐, 극히 사적이고, 개인적이며, 편건에 사로잡힌 감상인 관계로, 딴죽 거실 분들 대 환영!




홍콩영화 <전성열련>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감독이 무려 왕가위 감독의 스틸 촬영기사 출신이더라. 홍콩에서는 유명한 포토그래퍼라는데. 각설하고, 여하튼 2%가 뭐야, 한참이나 못미치는 감성이 10년 전의 왕가위의 그것을 못따라 가더라. 플롯은 유행하는 <러브 액츄얼리>식 여러 쌍의 교차 구조인데, 나름 눈에 뛰는 캐릭터들을 만들어 놓고도 효과적인 감정선을 운용하지 못하는 걸 보고 있을 때의 안타까움이라니. 여하튼 왕가위의 감성이 얼마나 위대했는지를 일깨워줬다고나 할까.

각설하고, 예고편만 봐서는 <시소>는 극과 극의 결과물이 나올 공산이 커 보인다. (이와이 슈운지이 <하프 웨이> 개봉 소식도 들리던데) 지극히 감성적인 로맨스가 나오거나, 발라드 뮤직비디오의 장편 버전이거나. 그럼에도 '감상적이다'라는 수식에 부합하는 저 뿌연 화면과 흔들리는 카메라를 보라. 사실 외국 감독들이 그걸 잘 구현해서 그렇지, 저런 감성을 제대로 살린 한국영화는 극히 드물었다는 거. 역시나 맵고 짠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한국 관객들이 입맛을 탓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감성도 감정선이 살아만 있다면야 대환영이다. 거기다 배두나의 저 촉촉한 눈빛을 어찌 외면할수 있으랴.

보아하니 예전에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의 실패를 공유한 두 사람이 다시 의기투합하고, <오이시맨>에 참여했던 다음뮤직의 김C
와 스폰지가 참여한 걸 보니, 확실히 상업적이라기보다는 무언가 굉장히 '미니멀'한 영화가 나온 것 같아 반갑다. 호감형 인물들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완성품이 호기심을 자극한다랄까. 내일이 선착순 시사회라니 관심있는 분들은 고고싱 하시길.




개인적으로 2006년의 저주받은 수작은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이 아닐까 싶다. 미장센이었던가?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에 부문에서 수상한 단편 <1호선>을 보고, 홍상수 필이 나면서도 무언가 독특한 개성이 살아 있어 괜찮은 작품이라는 기억을 갖고 있던 터였다. 그런데 왠걸. 문소리, 지진희, 박원상과 함께 섹스코미디인척 하는 인간심리 부조리극을 낄낄대며 내놓았을 줄이야. 비록 낚시 마케팅으로 호되게 욕을 먹기도 했지만, 그 영화를 2번이나 챙겨보며 무한대로 낄낄댔던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오호라. 그런데 지진희가 다시 한번 손을 잡았다니(그의 프로필을 보면 진가신의 <퍼햅스 러브>가 중국에서 성공한 것을 빼고, 사실 먹힐 만한 상업영화가 드물었다. 게다가 그는 최양일 감독의 <수>에 출연했다규!). 더불어 <똥파리> 양익준과 이문식의 조화! 개인적으론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의 헛헛 웃음과 나름 폐부를 찌르는 문제의식이 좋았는데, 이번엔 좀 더 말랑하게 "집나간 부인이 알고 볼 수록 양파더라" 식의 상황극에 몰두하지는 않았기를 비는 바이다.





아, 그리고 <하녀>. 예고편 하나는 예술로 빠졌다.<덱스터>에도 삽입됐다는 Nichole Alden의 곡도 최적의 싱크로율을 보여주고 있고. 한가지, '에로틱 서스펜스'라는 카피를 뽑았는데, 이건 아니잖아. 각설하고, <오래된 정원>이 폭삭 망해서 그렇지, 정성일 평론가이 표현대로 임상수는 지금까지 임권택이 그랬던 것 처럼 현대사를 기록하는 중이라는 평가에 동의하는 편인데, <하녀>의 리메이크에서는 그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까 심히 우려됨. 그러니까 1960년의 계급 갈등과 부르주아성을 녹여내면서도 팽팽한 심리와 미장센을 잘 살려냈던 걸작을 과연 어떻게 요리됐을까 하는 점에서는 반신반의하는 편. 

그러거나 말거나 전도연, 이정재, 서우, 윤여정으로 이어지는 출연진을 보는 재미만으로 충만할지 모르지만. 무엇보다 예고편에서 드러나듯 연이어 호흡을 맞춰오고 있는 김우형 촬영 감독과의 콤비(<그때 그 사람들>의 공관 롱 테이크와 <오래된 정원>의 안개>를 떠올려 보시길)는 예고편에서 드러나듯 '영상으로 홀릴 것'같은 예감 한 가득. 칸을 노리고 있는 작품들 중 제일 먼저 맛보기를 보여줬는데, 줄줄이 공개될 이창동, 임권택, 김태용 감독의 영화들도 조금만 더 기다려 보도록 하자. 

PS. 한국영화는 아니지만, 배두나가 일본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 후보(우수여우주연상은 5명이니)에 올려 놓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공기 인형> 메이킹 필름도 덤으로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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