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코> 제이 킴씨, 어쩌자고 그런 동영상을?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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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이거, 사찰받는 건 아닌지 걱정 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현 정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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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자고 그런 짓을 하신 겁니까. 당신이 만들어 인터넷에 퍼트린 일명 < 쥐코 > 라는 동영상 덕에 건실한 사업가 한 명의 인생이 졸지에 망가져버렸다고요. 미국에 계셔서, 무슨 소리인지 모르시겠다고요?

그렇다면 어서 6월 29일 방영된 < PD수첩 > '대한민국 정부는 왜 나를 사찰했나?' 편을 필히 시청하셔야 합니다. 그 < 쥐코 > 동영상을 20~30명 정도의 방문자가 찾아오던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는 이유로 국무총리실에서 불법으로 한 민간인을 사찰했단 말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요? 네, 대한민국은 여전히 그런 나라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 전후와 2008년 광우병 사태, 촛불 집회의 풍경을 조롱했던 < 쥐코 > 에서의 현실과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으니까 말이지요.

정당한 이유 없이, 그것도 전혀 연관도 없는 일개 사업가를 국무총리실에서 사찰하는 지극히 '80년대'스러운 사건에 한국인 유학생으로 알려진 제이 킴씨도 창작자로서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셔야 한다는 말이지요. 코미디라고요? 방송을 보신다면 이 블랙코미디 같은 상황이 어떻게 스릴러와 공포영화로 변모해 가는지 알 수 있으실 겁니다.

"대한민국을, 공권력을 고발합니다"

 

 

 
▲ 29일 방송된 'PD수첩' - '대한민국 정부는 왜 나를 사찰했나?' 편의 한 장면.

 
 
"아무런 원칙도 없이 정치권력에 굽실하는 국무총리실의 고급 공무원들을 저는 정말 고발합니다. 그리고 정치권력에 아부하기 위해서 힘없는 국민의 밥줄까지 불법으로 끊어버리는 그 공권력을 저는 정말 고발합니다. 이런 대한민국을요."

이렇게 분노하는 김종익씨는 국민은행을 명예퇴직한 평범하고 청렴한 기업가였습니다. 그는 2005년 명예퇴직한 후 국민은행 하청업체입 중소기업 뉴스타트 한마음의 대표로 재직중이었습니다. 30년간 성실하게 살아온 그가 '노사모' 홈페이지에 가입을 했던 걸로 미루어 보아, 정치에, 이 사회에 평균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 쥐코 > 동영상도 집에 가서 편히 보기 위해 자신의 블로그에 스크랩을 했겠지요.

그런데 이 김종익씨를 지난 5월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불법 사찰하기 시작했답니다. 이유요? 방송을 봐도 그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동영상을 올림으로써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지요. 아, 어떤 트위터 친구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대통령에게 더 이상 훼손하고 말고 할 명예가 있느냐?"고요.

글쎄요. 그것의 진위는 우리가 가리기 힘들 것 같지만 분명한 것은 먼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왜 민간인을 사찰하고 경찰에 수사 압력을 넣었느냐 하는 것 아닐까요? 일단 총리실은 국민은행을 통해 압박을 가했답니다. 2008년 9월 친한 후배인 국민은행 노무팀장이 그에게 전화를 걸어 '국무총리실 한 사무관으로부터 블로그에 올린 동영상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고 들었다'고 언질을 줬다네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동영상이 문제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9월 17일 김종익씨는 바로 동영상을 삭제 했답니다. 그런대도 총리실은 다음날 바로 국민은행 측에 조치를 취하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하더군요. 이 문제 때문에 은행장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하면서요. 이 정부 들어와 보여주고 있는 전형적인 '밥줄 끊어놓기' 작태를 고스란히 답습했던 거죠.

공직윤리지원관실은 공직자, 공기업 종사자들의 비리를 암행 감찰하는 기관이랍니다. 네, 공무원도 아닌 김종익씨의 밥줄을 끊기 위해 총리실 공무원 감찰 기관이 나선 것이죠. 이거 참,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공직윤리지원관실은 국민은행 노무팀장, 부행장까지 만나 그에게 조치를 취하라고 압박을 하고, 그 사실이 총리실 내무 문서로도 작성되어 있었습니다. 제이 킴씨, 코미디라 여겼던 내용이 슬슬 스릴러로 보이지 않으십니까?

공포영화로 바뀌어버린 코미디

 

 

 
▲ < 피디수첩 > 보도 화면.


 
이제 총리실의 막무가내 압박은 서서히 공포영화 수준으로 변해갑니다.
"살고 싶다 죽고 싶다 벌벌 떨고 그랬습니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거 같고 제가 사람들 찾지도 않았지만 다 싫었어요."

김종익씨 부인의 말입니다. 네, 공포영화의 법칙 중 하나는 '주위 사람을 믿지 말라' 입니다. 국민은행 하청회사 사장으로서 그는 계속되는 압박에 대표이사 직을 내놓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불과 사흘, 나흘 만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결국 주위 사람들의 불신 속에 사람을 믿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거지요.

결국 그는 도쿄대학 게스트하우스로 도피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총리실에서 그의 일본 거처 전화번호까지 파악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회사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직원들의 소환 조사가 이뤄졌다고 합니다. 결국 2008년 11월, 공직윤리지원관실은 명예훼손과 공금횡령 혐의로 경찰 수사까지 의뢰를 했다네요.

박원순 변호사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는 거예요. 국무총리실의 일개 반이 어떻게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 이거예요. 대한민국이 이렇게 될 수 있나요? 무법천지라는 거죠."

그러나 방송을 보며 트위터 친구들과 실시간 나눈 얘기들을 한 마디로 종합해 보면, '무서움'이었습니다. 네, 자신들의 블로그, 트위터 또한 언제 사찰되고 또 끔찍한 불이익을 받게 될지 모른다는 공포심이었죠. 우리들의 대한민국은 이렇게 권력기관에 사소하게 '찍히면 죽는다'란 끔찍한 만행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나라인 것이죠. < 쥐코 > 로부터 2년 여, 그러나 시계는 멈춰있나 봅니다.

코미디와 반전,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작태

 

 

 
▲ < 피디수첩 > 화면.


 
 
"PD수첩. 아직도 음습한 독재의 터널을 걷고 있다는 생각에 온몸이 떨립니다. 아직도. 국민의 대표님들! 김종익씨의 눈물을 닦아주세요."

위 글처럼 트위터는 어제 새벽부터 분노와 허탈함, 공포심을 토로하는 글들로 넘쳐나고 있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종익씨에 대해선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직접 동작경찰서를 방문한 것도 모자라 총리 명의의 공문을 내려 보내며 수사를 의뢰했거든요. 그러나 그 수사 과정에서 김종익씨의 범죄사실은 어느 것 하나 입증된 것이 없었어요. 청렴결백 그 자체였죠.

네, 아무리 털어도 아무런 혐의가 나오지 않는 이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이 이다지도 철저하게 망가지는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그들의 논리는 이런 거였답니다. 법인 카드로 구매한 상품권을 현금화 해 촛불집회 자금을 댔느냐, (김씨의 고향이 강원도 평창이라는 이유만으로) 이광재 의원의 정치자금을 대지 않았느냐, 노사모 활동을 했느냐, 동영상 제작비를 대지 않았느냐. 어쩜 이리 천박합니까.

촛불집회 당시 대통령이 했다는 "촛불집회에서 사용된 그 많은 초는 누가 산 것이냐"는 물음, 그러니까 촛불의 배후를 알고 싶었던 거였겠죠? 그게 아니라면 '노사모 죽이기'를 실천하고 싶었던지요. 그러나 김종익씨는 노사모 단순 인터넷 회원이었다더군요. 또 이광재 현 강원 도지사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고 하고요.

 

 

 
▲ < 피디수첩 > 화면.


 
마지막 반전은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의 아카데미 주연상급 연기에서 나옵니다. < PD수첩 > 김재영 PD가 인터뷰 요청을 거부한 그를 2010년 6월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장으로 찾아가요. 그러나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은 질의를 앞두고 그 자리를 박차고 나섭니다. 쫓아간 김재영 PD가 김종익씨 사건에 대해 묻자 "오래돼서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대답할 뿐이었습니다.

그리고는 곧장 '튀어'버렸습니다. 반론권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김재영 PD의 날선 질문에도 "관리하는 블로그, 그런 거 전혀 없다"며 도망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날 회의장에서는 국회의원들이 공직윤리지원관을 찾고 난리가 났습니다. 공무원이 근무지를 무단이탈한 꼴이었죠.

총리실 국무처장은 "배탈이 나서 병원에 갔다"고 둘러댔습니다.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의 대답 또한 걸작입니다. "잘 모르겠는데, 혼내야 되겠네요." 네, 혼이 나도 단단히 나야 될 것 같아요. 당시 연락도 안 되고 완전히 잠적해 버렸으니까요. 그런데 의원들에게 강북삼성병원에 입원했다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의 핑계도 < PD수첩 > 취재 결과 거짓말로 탄로나고 맙니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더군요.

그런데 청와대도 김종익씨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김종익씨가 헌법소원을 내던 지난 2월 청와대 이준식 행정관이 김종익씨에게 전화를 했었다는 사실도 방송을 탔거든요.

김종익씨의 뜨거운 눈물, 어떻게 닦아줘야 할까요

 

 

 
▲ < 'Secret of Koreans' Protest Against US Mad Cow Beef > , 일명 '쥐코'의 한 장면

 

 
제이 킴씨는 정무회의를 지켜보던 김종익씨의 뜨거운 눈물을 직접 보셔야 합니다. 네, 자신을 망가뜨린 공직윤리지원관의 '닭짓'을 보며 무슨 생각이 들었겠습니까. 그 순간 저 또한 이러한 불법 사찰이 내 일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도대체 이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자괴감과 허탈함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불편하고 힘들고 억지로 저를 견디고 있는데 그러한, 정말 황당한 것을 보면서 도대체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가? 이런 자괴감까지 들었어요."

그리고 돌아서는 김종익씨의 뒷모습은 참으로 쓸쓸해 보였습니다.


 
제이 킴씨는 물론 동영상 하나가 불러온 파문이 아니라고 하고 싶겠지요. 맞아요. 이건 이 정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안하무인격으로 휘두르고 있다는 하나의 사건이란 걸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김종익씨의 명예와 실질적 피해를 국가가 배상해줘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나 특별 감사가 필요하겠지요.

제이 킴씨에게 편지를 쓴 이유는 이것입니다. 이번 < PD수첩 > 방송을 계기로 국민들은 더 불안에 떨 것입니다. 그리고 더 저항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더 많은 피해자들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 < 쥐코 > 와 같은 동영상은 더 만들어지고, 또 더 많은 국민들이 봐야 할지도 몰라요.

벌써부터 아고라에는 < 쥐코 > 천안함 편을 만들어 달라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러니 김종익씨 사건과 관련이 있는 한 사람으로 해야 할 일을 하셔야 하는 겁니다. 산적한 현안과 막아야 될 법안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또 다른 김종익씨를 막기 위해 해야 할 일을 같이 고민해 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네, < 쥐코 > 후속편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쥐코 > 는 어떤 동영상?


 
이명박 대통령이 촛불 시위를 보고 사람들에게 맨 처음 보인 반응은?
A. 시위라고, 날 왜 반대해? 내가 뭘 했다고?
B. 시위라고? 그 촛불 값은 누가 다 냈대?
위와 같은 퀴즈로 끝맺음하는 < 쥐코 > 동영상은 2008년 촛불 집회 직후 인터넷상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BBK 사건과 전과(前科)문제,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협상, 의료민영화 정책 등에 대해 비판하고 촛불집회 전후의 맥락과 현장을 담았다. 사회 비판적인 다큐멘터리로 유명한 마이클 무어의 독설을 패러디한 한국인 유학생의 내레이션이 통쾌감을 전달하며 200여만 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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