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감, 법무부 장관의 사기 트위트 번개! view






자, 그러니까 헤럴드경제가 이런 특종을 터트릴지 누가 알았겠는가. 

‘트위터 장관’ 이귀남 법무의 번개 ‘옥의 티’  홍성원ㆍ백웅기 기자

 

그러나 얼굴 꽤나 알려진 연예인들이 등장하며 이날 행사는 이상한 쪽으로 흘렀다. 법무부 홍보대사라는 탤런트 김성환, TV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진 외국인 크리스티나와 따루, 개그우먼 정재윤 등이 속속 합석했다. 행사 진행자가 이 장관에게 궁금한 점, 법무부에 바라는 점을 얘기해달라고 ‘소통’을 시도했지만, 김성환씨가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는 통에 묻혀 버렸다. 호프집의 일반 손님들 중 일부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소리에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이 장관은 대화보다 인증샷(기념촬영)에 집중했다. 사실 이날 참석자는 법무부 직원, 기자들을 제외하면 순수 트위터 유저는 10여명 정도였는데 이들과의 대화는 언감생심이었다. 그나마 이 장관이 장시간 한 테이블에 앉아 얘기한 대상도 연예인과 자신의 ‘1호 팔로워’라는 모 여작가 등이었다. 이 장관은 이들에게 같은 동네에 산다는 ‘인연’을 부각시키며 “2차를 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한 시간 반이 넘게 10여개 테이블을 돌며 일일이 기념사진을 찍는 열의를 유지했다. 행사 막바지인 오후 11시께, 이미 일반인(순수 트위터 유저)는 자리를 뜬 상황에서 뒤늦게 도착한 박민식 국회의원(한나라당)은 “옛날같으면 일반인이 법무부장관 보기도 힘들었다”며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관님”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다음에도 이런 자리를 만들겠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고 앞서 2차를 약속했던 동네주민 ‘1호 팔로워’와 함께 관용차를 타고 떠났다. 트위터 장관의 ‘번개’는 이렇게 끝났다.


----------------

이건 뭐,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도 아니고.

사실 헤럴드경제의 이 폭로만 아니었다면, 이귀남 장관의 트위트 번개는 그저 발빠르게 SNS로 소통하는 공무원의 훈훈한 미담으로 남을 뻔 했다는 말씀.

그런데, 트위트 상에서 이미 번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또 저 뉴시스의 사진을 보면서 들었던 의아했던 점은 도대체 저기 어디어디 홍보대사 크리스티나는 왜 있는 것이며, 순수한 번개였다면 왜 뉴시스가 동행해 저리 기념 인증샷을 여러 개나 포털에 전송했을까다. 

그리고 하루가 지났다. 아니나 다를까, 아니 아주 다행히 헤럴드경제가 폭로 기사를 내버렸다.

요는 이렇다. 순수 트위터는 10명 정도였고(법무부장관 팔로워가 1,000명이라며? 어떤 트위터리안이 날린 촌철살인은 이런거다. "내가 번개를 때려도 그 보다는 더 많이 오겠다"), 뒤이어 크리스티나, 김성환을 비롯한 유명인이 등장해 흥을 돋웠으며, 일반 트위터리안들이 빠져나가고 흥이 오른 장관은 1호 팔로워를 데리고 관용차로 2차를 떠났다는 것.

사실 기사만 보면, 뭐 그럴 수도 있지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트위터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면, 또 저 당시 상황을 좀 더 기사에서 생생히 묘사했다면, 아마 파장 효과는 달랐을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

참석한 팔로워 00씨는 "순수한 트위터 번개인 줄 알고 참석했는데, 대화 한마디 못 나눠봤다. 인증샷만 찍는 법무부 장관에서 어떻게 소통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무언가 이용당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뭐, 이런 멘트만 하나 들어가 있어도 아마 기사 톤은 확 달라졌을 것이다. 물론 헤드도 바뀌었을 테고. 그러니까 폭로를 하는 입장에서 조금은 건조하게 기사를 쓰지 않았나 하는 말씀(설마, 저기 참석한 10명의 팔로워 중 다 기분 좋았을리가 전혀 없다. 순수한 번개를 기대하고 나갔다면, 저 현장은 그냥 쇼에, 행사에 동원된 관객이란 말씀. 또 설마, 공짜 맥주에 혹해 간 트위터리안이 몇 이나 될까).

기사만 봐도 딱 관제 행사 느낌이 나고, 연예인까지 동원되어 마이크 잡고, 노래 부르는 번개라니. 생각만 해도 술맛이 딱 떨어진다. 아마 트위터가 좀 더 대중화됐다면, 저 기사 말고도 후속취재로 법무부 장관은 바보가 됐을 것이다.

정치인들을 비롯한 공무원들이여. 제발 저런 식으로 트위터를 이용하지는 말자. 응하는 기자들 불러다 인증샷이나 찍고 하는 쌍팔년도스러운 홍보용으로 트위터를 이용했다간 분명 까발려지게 마련이다. 저 기사도 어제 오후부터 새벽까지 내내 RT되어 돌아다녔다.

결말을 내자면, 동시대의, 웹세상의 작동 방식을 인식한 것은 아마 저 자리에 동석한 순수한 팔로워들 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 세상이 바뀌어가고 있다는, 내가 저 법무부 장관과 직접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품은 소수의 일반인들. 그러나 법무부장관을 비롯해 그의 측근들 중 누가 '소통'에 대해 고민이나 해 봤을까. 2010년에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20세기적 풍경에 심심한 조의를 표하는 바이다.

PS. 진짜 하고 싶은 한 마디는 이거. 이 멍충이들아! SNS를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려면, 노회찬 의원처럼 직접 점심 번개 이런거 하란 말이다! 또 하나, 꽤나 균형잡힌 시각을 가진 따루는 저 풍경을 어떻게 이해했을까. 사진도 같이 안 찍었던데. 프리랜서만 아니었다면, 저건 후속 취재 감이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